우리나라의 우울증 환자는 계속 증가세로 보이고 있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특히 청년들의 우울증 심화와 자살률 증가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취업난을 비롯한 사회 경제적 불안 요인이 수년간 이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우울증 진료 환자 통계를 보면 2021년에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환자는 93만 3481명으로 코로나 19 유행 직전인 2019년도의 91만 1504명에 비해 15% 이사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울증 초기증상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부르는 병으로서 그만큼 정신 질환 중에서는 가장 흔한 것에 속합니다. 말 그대로 감기처럼 누구나 한 번쯤 걸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감기보다 훨씬 비극적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치유되는 감기와 달리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기분이 우울해질 수 있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기분이 우울하고 시간이 지나도 그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그때는 우울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초기증상은 말 그대로 쉴 새 없이 우울한 감정이 느껴지는 것입니다. 특별히 우울할만한 일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무런 이유 없이 기분이 우울하고 그래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클 정도인 것입니다. 그런 감정이 며칠에서 몇 주 동안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면 우울증 초기증상일 확률이 높습니다.
동시에 의욕상실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일상적으로 하던 일들을 갑자기 하기 힘들어지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증상을 겪어보신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침대에서 일어날 때 누군가가 일어나지 못하게 끌어당기는 듯한 느낌도 든다고 합니다. 심하면 당장 처리해야 할 업무나 배변 활동, 식사 같은 기본적인 생리현상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건강상의 큰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식욕이 급격하게 늘어나거나 반대로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도 우울증 초기증상 중 하나입니다.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으니 음식을 먹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케이스가 있고, 반대로 모든 의욕이 떨어져 아예 음식을 먹을 생각조차 하지 못해 식욕이 저하되는 케이스도 있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건강에 해로운 것이니 가급적이면 식사는 적당한 양을 제대로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 불면증 역시 초기증상 중 하나입니다. 사람이 잠을 자는 것은 육체적인 행위이지만 정신적인 면에도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걱정거리가 있을 때 잠이 오지 않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보셨을 텐데, 당연히 이러한 우울한 감정이 지속적으로 느껴지면 잠이 더 오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이 질환은 대부분 불면증을 동반합니다.
PHQ-9
1999년에 Spizer 등에 의해 개발된 Patient Health Questionnaire(PHQ)는 일차 의료기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신질환들의 진단을 돕기 위해 개발된 자기 기입식 설문형 우울증 테스트입니다.
그중 주요 우울 장애의 진단을 위해 9가지 문항으로 이루어진 Patient Health Questionnaire(PHQ)-9(PHQ-9)는 DSM-IV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4th edition)의 주요 우울 장애의 진단기준에 해당하는 9가지 항목을 묻는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근 2주 동안 얼마나 이러한 문제를 자주 겪었는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반응은 '전혀 없음' , '며칠 동안' , '1주일 이상' , '거의 매일'의 4점 척도로 평가되며 점수의 합을 구하고 총 27점 중 10점을 우울 증상에 대한 절단점 (cut off point)으로 설정하여 10점 이상이면 우울증을 가진 것으로 선별이 됩니다.
PHQ-9의 9가지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
- 슬프거나 공허하다고 느낌
- 불면이나 과다수면
- 거의 매일 피로나 활력 상실
- 식욕이 거의 없거나 또는 너무 많이 먹음
- 무가치감 또는 부적절한 죄책감
- 집중력의 감소
- 정신운동성초조나 지체
-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
9개 문항으로 문항수가 적기 때문에 정확한 우울증 진단과 평가가 필요한 경우를 간단하게 선별하고 심각도를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가 보고형 선별 검사'입니다. SDS(Sheehan Disability Scale, SDS)와 BDI에 비해 우수한 민감도(88%)와 특이도(88&)를 가진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다른 우울증 선별도구보다 문항 수가 적고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적어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신호가 나타난다면 방치하지 말고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PHQ-9를 스스로 작성해 보고 점수가 10점 이상이거나 9번 문항을 1점 이상으로 응답했다면 가까운 병의원이나 국가에서 운영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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